2009년 08월 23일
라마단을 맞이하여 돌이켜 보는 내 옆방의 독특한 이웃.
한남동에서 자취 6년째입니다. 이태원과도 아주 가깝지요.
게다가 산꼭대기라 방세도 제법 싼 편이고, 덕분에 건물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이국의 정취를 물씬- 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느낄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항상 저를 괴롭히는 것 하나가
바로 옆방에 사는 가족인데요
저 멀리 파키스탄에서 온 무슬림 가족입니다.
3년째 옆방에서 살고 있는데 처음에는
아저씨만 혼자 살았어요.
그런데 작년에 아마 파키스탄에서 아내와 아이가
함께 온것 같네요. 방 크기는 정말 책상과 냉장고 간이 옷장.
그렇게 넣으면 몸 딱 하나 누일 공간인데,
이 뜨거운 여름에 어떻게 사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이들이 저를 첫번째로 괴롭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음식 냄새지 뭔가요.
커리와 각종 자극적인 향신료 냄새!
양고기 냄새!
......
야밤에 그렇게 냄새를 풍기면서 요리를 해대면
배고파지잖아요! ㅠ_ㅠ
저녁을 먹었지만, 식욕을 급 돋구는 그 냄새는 정말;;;
그리고 수시로 들리는 인도 가요!
아.. 그건 인도 음식점 가서 듣는것만 으로도 충분해요.
3년전 아저씨가 혼자 살때 옆방에 잠깐 손님으로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국산 TV를 중고로 구입했는데 설정메뉴가 모조리
한글이어서 짧은 실력의 한국어로는 아저씨가 원하는
설정을 할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옆방의 대학생이었던 저를 찾아와서
TV좀 어떻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정작 가서 보니
뭘해도 안되는 부분이었던거예요.
이게 리모콘을 한시간동안 잡고 이짓 저짓을 해봐도
아저씨가 원하는 설정은 도대체 할수가 없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고 이 TV가 그게 문제인것 같다고
미안해 하며 제 방으로 돌아오려는데
이 아저씨, CD플레이어의 AV잭을 TV와 연결하더니
인도의 잘나가는 유명한 뮤지션들의 CD를 넣고는
아주 자랑스러워면서 보여주는게 아닙니까.
형형색색의 의상과 너울거리는 군무.
어쩐지 지하상가 악기매장 주인아저씨 포스를
풀풀 풍기면서 기름기 잘잘 흐르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여 주시는 중년임이 확실한
남자 가수와, 30은 넘어보이지만 뚜렷한 이목구비와
풍만한 볼륨을 자랑하는 여배우의 연기와 노래!
분명, 음악의 각종 장르적 특성을 융합시킨것
같지만 결코 익히 알고있는 인도음악의 테두리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 음악적 시도!
저는 신세계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CD 두장을 감상하고 인도 가수의
-파키스탄 인이면서 인도가수를 그렇게 소개해주고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모습은 이해를 할수 없었지만,
생각해보니 원래 한나라였잖아요? 물론 종교때문에
나눠지긴 했지만, 결국은 그들이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문화적 코드는 같은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죠-
소개와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또 저를 잡는겁니다.
바나나 먹고 가라구요.
그러나 이미 저는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가득 찬
상태이고 또 친구가 방으로 놀러온다고 해서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먹고 가라는 거
극구 극구 사양하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TV해결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결국 바나나를 받아서 들고왔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바나나가 식도를 역류했어도
그자리에서 먹고 왔어야 하는건데 말입니다.
그게 실례인지 전혀 몰랐으니까요.
나이를 조금 더 먹고나서야 알았다는...
여하튼, 매일매일 쉬지않고 들리는 인도 음악 덕분에
인도 음식점가서 들리는 노래들은 죄다 한번씩은
들어본 노래라는.... 놀라운 경험치가 쌓였습니다.
그리고 라마단이 어제부터였나요.
여지껏 라마단 기간만 되면, 옆방에서는
해가 다 떨어지고, 대충 한 9~10시쯤이 되면
근처에 사는 아저씨의 무슬림 친구들은 모두
모이는거 같아요. 모두모두 모여서
신나게 강렬한 양고기 요리하는 냄새와
자극적인 향신료 냄새를 풍기면서 신나게
요리를 하고 인도노래를 틀어놓고-
...네 적어도 새벽 3시까지는 파티를 했다죠.
그래서 저는 라마단을 좋아할래야 좋아할수가
없었습니다. 야근을 하고 들어와서
좀 자려고 하면.... 이미 한창 노는시간대라
도저히.... 잘수가 없었어요.
정 잘 수 없을때는 찾아가서 조금만 소리를
낮춰달라고 부탁을 하고 잠을 청하지만,
아주 약간 소리가 작아질 뿐이죠.
꼭 라마단이 아니더라도 아저씨가 친구들이
많아서, 저런 일이 비일비재 했지요.
그러나 작년 겨울즈음부터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못보던 아주머니와 아이가 생긴거예요!
눈치를 보니 파키스탄에서 아저씨를 따라
한국으로 온것 같더라구요.
그 이후로 옆방의 손님은 부쩍 줄고-
..네 저거 하납니다. 손님이 부쩍 줄었어요.
위장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음식냄새와
인도노래는 변하질 않아요.
그래도 그 냄새와 노래에 적응하고 은근히
정까지 들어서 간혹 즐기기도 합니다.
이번 라마단은 작년정도까지 엄청나진
않을거 같아요. 저도 숙면을 취할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음악소리보다 저쪽 언어로 대화하는 목소리가
너무 컸던게 불편했던 점이었으니까요.
남정네들끼리 와구와구 새벽까지 떠들어대는.
라마단 끝나기 전에 옆집 아저씨와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격려의 라마단 인사를 해줘야겠어요.
----------------------------------------------
그리고 옆집 아주머니, 본의아니게 얼굴을 봐서
미안해서 어쩌죠. 지금 백수시즌이라 무시로
방과 밖을 왔다갔다 할때 빨래널러 나오다
마주치거나, 더운 방에서 나와 한남동의 전경을
바라보며 복도 겸 테라스에서 아이 공부시키다가
마주치거나...
무슬림의 여인들은 외간남자들한테 얼굴을
보이면 안된다면서요. 그래서인지 저랑 마주치면
번개같이 집안으로 피신을 하십니다만....
무슬림 이웃이 있는데도 그들을 이웃으로 대할
충분한 공부가 없는 점은 좀 반성해야겠어요.
혹시나 '무슬림 이웃과 사는법'에 대해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댓글 누질러주세요.
물론 긴 스크롤의 압박을 이겨내고 최종라인까지
읽어내려오신 분이 계시다면요 ^^
게다가 산꼭대기라 방세도 제법 싼 편이고, 덕분에 건물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이국의 정취를 물씬- 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느낄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항상 저를 괴롭히는 것 하나가
바로 옆방에 사는 가족인데요
저 멀리 파키스탄에서 온 무슬림 가족입니다.
3년째 옆방에서 살고 있는데 처음에는
아저씨만 혼자 살았어요.
그런데 작년에 아마 파키스탄에서 아내와 아이가
함께 온것 같네요. 방 크기는 정말 책상과 냉장고 간이 옷장.
그렇게 넣으면 몸 딱 하나 누일 공간인데,
이 뜨거운 여름에 어떻게 사나 궁금하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이들이 저를 첫번째로 괴롭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음식 냄새지 뭔가요.
커리와 각종 자극적인 향신료 냄새!
양고기 냄새!
......
야밤에 그렇게 냄새를 풍기면서 요리를 해대면
배고파지잖아요! ㅠ_ㅠ
저녁을 먹었지만, 식욕을 급 돋구는 그 냄새는 정말;;;
그리고 수시로 들리는 인도 가요!
아.. 그건 인도 음식점 가서 듣는것만 으로도 충분해요.
3년전 아저씨가 혼자 살때 옆방에 잠깐 손님으로
들렀던 적이 있습니다.
국산 TV를 중고로 구입했는데 설정메뉴가 모조리
한글이어서 짧은 실력의 한국어로는 아저씨가 원하는
설정을 할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옆방의 대학생이었던 저를 찾아와서
TV좀 어떻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정작 가서 보니
뭘해도 안되는 부분이었던거예요.
이게 리모콘을 한시간동안 잡고 이짓 저짓을 해봐도
아저씨가 원하는 설정은 도대체 할수가 없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고 이 TV가 그게 문제인것 같다고
미안해 하며 제 방으로 돌아오려는데
이 아저씨, CD플레이어의 AV잭을 TV와 연결하더니
인도의 잘나가는 유명한 뮤지션들의 CD를 넣고는
아주 자랑스러워면서 보여주는게 아닙니까.
형형색색의 의상과 너울거리는 군무.
어쩐지 지하상가 악기매장 주인아저씨 포스를
풀풀 풍기면서 기름기 잘잘 흐르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여 주시는 중년임이 확실한
남자 가수와, 30은 넘어보이지만 뚜렷한 이목구비와
풍만한 볼륨을 자랑하는 여배우의 연기와 노래!
분명, 음악의 각종 장르적 특성을 융합시킨것
같지만 결코 익히 알고있는 인도음악의 테두리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 음악적 시도!
저는 신세계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CD 두장을 감상하고 인도 가수의
-파키스탄 인이면서 인도가수를 그렇게 소개해주고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모습은 이해를 할수 없었지만,
생각해보니 원래 한나라였잖아요? 물론 종교때문에
나눠지긴 했지만, 결국은 그들이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문화적 코드는 같은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죠-
소개와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또 저를 잡는겁니다.
바나나 먹고 가라구요.
그러나 이미 저는 밥을 많이 먹어서 배가 가득 찬
상태이고 또 친구가 방으로 놀러온다고 해서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먹고 가라는 거
극구 극구 사양하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TV해결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결국 바나나를 받아서 들고왔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바나나가 식도를 역류했어도
그자리에서 먹고 왔어야 하는건데 말입니다.
그게 실례인지 전혀 몰랐으니까요.
나이를 조금 더 먹고나서야 알았다는...
여하튼, 매일매일 쉬지않고 들리는 인도 음악 덕분에
인도 음식점가서 들리는 노래들은 죄다 한번씩은
들어본 노래라는.... 놀라운 경험치가 쌓였습니다.
그리고 라마단이 어제부터였나요.
여지껏 라마단 기간만 되면, 옆방에서는
해가 다 떨어지고, 대충 한 9~10시쯤이 되면
근처에 사는 아저씨의 무슬림 친구들은 모두
모이는거 같아요. 모두모두 모여서
신나게 강렬한 양고기 요리하는 냄새와
자극적인 향신료 냄새를 풍기면서 신나게
요리를 하고 인도노래를 틀어놓고-
...네 적어도 새벽 3시까지는 파티를 했다죠.
그래서 저는 라마단을 좋아할래야 좋아할수가
없었습니다. 야근을 하고 들어와서
좀 자려고 하면.... 이미 한창 노는시간대라
도저히.... 잘수가 없었어요.
정 잘 수 없을때는 찾아가서 조금만 소리를
낮춰달라고 부탁을 하고 잠을 청하지만,
아주 약간 소리가 작아질 뿐이죠.
꼭 라마단이 아니더라도 아저씨가 친구들이
많아서, 저런 일이 비일비재 했지요.
그러나 작년 겨울즈음부터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못보던 아주머니와 아이가 생긴거예요!
눈치를 보니 파키스탄에서 아저씨를 따라
한국으로 온것 같더라구요.
그 이후로 옆방의 손님은 부쩍 줄고-
..네 저거 하납니다. 손님이 부쩍 줄었어요.
위장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음식냄새와
인도노래는 변하질 않아요.
그래도 그 냄새와 노래에 적응하고 은근히
정까지 들어서 간혹 즐기기도 합니다.
이번 라마단은 작년정도까지 엄청나진
않을거 같아요. 저도 숙면을 취할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음악소리보다 저쪽 언어로 대화하는 목소리가
너무 컸던게 불편했던 점이었으니까요.
남정네들끼리 와구와구 새벽까지 떠들어대는.
라마단 끝나기 전에 옆집 아저씨와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격려의 라마단 인사를 해줘야겠어요.
----------------------------------------------
그리고 옆집 아주머니, 본의아니게 얼굴을 봐서
미안해서 어쩌죠. 지금 백수시즌이라 무시로
방과 밖을 왔다갔다 할때 빨래널러 나오다
마주치거나, 더운 방에서 나와 한남동의 전경을
바라보며 복도 겸 테라스에서 아이 공부시키다가
마주치거나...
무슬림의 여인들은 외간남자들한테 얼굴을
보이면 안된다면서요. 그래서인지 저랑 마주치면
번개같이 집안으로 피신을 하십니다만....
무슬림 이웃이 있는데도 그들을 이웃으로 대할
충분한 공부가 없는 점은 좀 반성해야겠어요.
혹시나 '무슬림 이웃과 사는법'에 대해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댓글 누질러주세요.
물론 긴 스크롤의 압박을 이겨내고 최종라인까지
읽어내려오신 분이 계시다면요 ^^
# by | 2009/08/23 19:23 | JUNK | 트랙백 | 덧글(5)



